2020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2019년 사업보고서 (20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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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어쓰다이 츠남 트마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캄보디아에서 온 편지)

이미란,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캄보디아 파견활동가

쫌립쑤어~ 안녕하세요!
꾸덕꾸덕한 더위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캄보디아에도 선선한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한국처럼 사계절이 빠르게 변화하지 않고 늘 더운 캄보디아는 시간의 변화를 미처 알아채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도 짧은 찰나이지만 안개처럼 먼지가 일고 선선해지는 때가 오면, ‘또 한해가 지나가는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지난 해 ‘캄보디아 어린이에게 희망을’ 장학사업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한 아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장학생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선발하여 장학생들의 연령이 많이 낮아져, 매월 진행되는 월례회의의 분위기는 시끌벅적 합니다. 월례회의는 교육의 중요성, 환경 보호, 어린이 인권, 보건 위생, 성평등의 주제로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배우고, 다양한 체험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과는 어려운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쌀, 비누, 생선통조림, 칫솔 치약 등)과 함께 아동의 권리와 가정 폭력 예방, 환경보호에 대해 설명하고, 만성 질병, 노동계약과 가족등록 절차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11월에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가방과 교복, 학용품을 전달하고, 12월에는 크리스마스 파티, 4월에는 캄보디아 새해인 쫄츠남 파티도 했고, 2월과 7월에는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를 알아보기 위한 간단한 학력테스트를 진행하여 성적이 좋은 아이들에게는 격려의 선물도 주었습니다.

방학이 시작되는 9월에는,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2주간의 여름 캠프를 합니다. 캠프에서는 고등학생 장학생들이 교사로 참여하여 영어, 수학, 컴퓨터, 무용, 미술, 음악, 체육, 독서 수업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2주간의 캠프 말미에 학부모님들을 모시고 아이들이 배우고 익힌 연주와 춤, 연극을 선보이는 조촐한 발표회도 가지고, 마지막 날 아이들과 나들이도 다녀왔습니다. 캠프 중에는 감당 안 되는 발랄함으로 애를 먹이던 아이들이지만, 마지막 날 교사들과 이별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애틋함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장학생들의 1년이 지나갑니다.

2019년 10월에는 꾸준히 학업을 이어오던 7명의 장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안양숙 꿈나무 장학기금>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각자의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은 지켜보는 모두에게 기쁨을 주었습니다. 학업을 중단할까 노심초사하던 중학생 세 명도 수녀님들께서 운영하고 있는 여학생 기숙사에 입소하여 돈 보스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돈만을 쫓아 빠르게 변화하는 캄보디아의 상황은 겉으로 보기엔 그럴싸해 보이고, 절대적인 빈곤에서는 벗어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지고, 가난한 아이들은 점점 더 교육에서 소외되고 있어 아이들의 미래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우선은 가정형편 때문에, 또 국경 도시 뽀이뻿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공부를 포기하고 돈을 벌겠다는 결심을 하기 쉽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최소한의 기초교육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그리하여 조금 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미래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조금 더 격려하고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옆에서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후원인 여러분들도 함께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한해, 캄보디아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쑤어쓰다이 츠남 트마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0년 2월
캄보디아 뽀이뻿에서 이미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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