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반
피터 마스던 저,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옮김, 박종철 출판사, 2005
아시아평화인권연대에서 공동번역한 <탈리반>이 박종철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입니다. 지난 3년간 “아프간 어린이에게 희망을” 캠페인을 통해서 힘겨운 난민캠프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은 아프간 어린이들을 만났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평화와 희망을 일구어나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번에 번역한 <탈리반>을 통해 미국과 서방에서 만든 아프가니스탄과 탈리반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그 본래의 모습과 그들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탈리반>은 어떤 책?
13년 동안 영국 아프가니스탄 지원기구 모임에서 활동했던 저자가 현장에서 취재한 자료를 정리한 글이다. 탈리반의 신념체계는 극단적 보수에 위치해 있으며 이를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서 설명하고 있다.
탈리반은 1994년 초 칸다하르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작은 집단에서 출발했다. ‘종교적 차원에서 학생'을 뜻하는 탈리반은 아프가니스탄의 정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무자히딘 일곱 정당이 정권을 잡던 시절, 상인들은 바리케이드를 지날 때마다 각기 다른 무자히딘 단체에게 통행료를 지불해야 했고, 항상 노상강도의 위협에 떨어야 했다. 현존하는 썩은 권력에서 아프가니스탄을 구하고 ,그 위에 이슬람과 일치하는 새 사회 건설을 내세운 탈리반이 초기에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 기반했다.
탈리반 현실 인식의 기저에는 두려움이 있었다. 여성들이 교육받고 일을 하게 되면 여성들은 서양과 세속주의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이런 사상들이 그들의 자식들에게 스며들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무자히딘과 마찬가지로 탈리반이 처음 출현했을 때 미국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가 공동으로 후원했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않는다. 그 배후에는 중앙아시아의 석유와 가스를 수송할 수송관과 관련된 이권이 있었다. 카불의 정권을 잡은 자가 누구이든 그를 통제하고,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는 미국의 시도들이 탈리반 이해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점이란 것이다.
'소련은 꼭두각시 정부를 후원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했고,미국은 그 꼭두각시 정부 대신 친미 정권을 세우기 위해 개입했다. 두 거인은 대리전을 치르면서 아프가니스탄 개발에 소용되는 비용의 50배에 달하는 돈을 파괴의 목적으로 쏟아부었다. 아프가니스탄에 남은 것은 전쟁,난민,마약,갈등,테러 수출의 끝없는 연속뿐이다. 총체적으로 좌절된 국가다. 그 좌절된 국가의 끝자락에 서 있는 것이 탈리반이다.' – 역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