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주노동자 유입의 배경과 현황-이한숙(부산대 강사, 인권모임 운영위

이주노동자 유입의 현황과 배경

이한숙(부산대학교 경제학과 강사, 부산외국인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운영위원)

1. 서론

‣1980년대 말경부터 인접 아시아국으로부터 국내로 유입되기 시작한 외국인 노동자는 199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 국내에 고용되어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2003년 2월 현재 국내경제활동인구의 약 1.6%인 36.7만여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90% 이상이 단순기능직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이 증가하는 나라에서는 어디든지 합리적인 이주정책의 수립과 직․간접적인 관련을 맺으면서 외국인 노동력이 유입국에 어떤 사회경제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련된 논쟁이 야기. 이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아 온 주제는 무엇보다 유입국 내의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즉 내국인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수준에 미치는 영향.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이 유입국의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차적으로 외국인 노동력과 내국인 노동력이 생산에서 대체관계인지 보완관계인지에 의해 결정된다. 이런 측면에서 관련 국내 연구들 또한 외국인 노동력이 내국인 노동력을 대체하는가의 여부에 분석의 초점을 맞추고 있고, 외국인 노동력의 내국인 노동력에 대한 대체성 여부는 외국인 노동력 유입 자체의 찬반논리의 근거가 되기도 하였다. 이는 이론상 외국인 노동력이 생산에서 내국인 노동력과 대체성을 가지는 경우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은 내국인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보완성을 가지는 경우 생산의 증가 뿐 아니라 내국인의 고용 또한 증가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 노동시장 효과
‣내국인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상반된 두 가지 가설: 대체가설과 분절가설
‣노동이 각기 다른 시장에서 거래되는 이질적인 생산요소로 구분되는 경우 외국인 노동력은 각각의 내국인 노동 그룹에 대해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2차 부문의 내국인 노동자에게조차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완전한 분절이 가능한 경우) : 현재의 임금수준 이상에서는 국제적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입경쟁산업의 경우. 이러한 산업에서 고용주는 저임금 외국인 노동력의 고용이 불가능하다면 생산설비를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한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 이 부문의 내국인 노동자는 국내로의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을 완전히 막을 수 있더라도 해외의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와의 경쟁으로 인한 임금과 고용기회의 하락압력을 피할 수 없다.
‣외국인 노동력의 고용이 내국인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외국인 노동자 유입에 대한 쿼터의 크기, 국내 노동시장의 구조, 노동시장에서의 수요탄력성과 공급탄력성의 크기, 내국인 노동력과 외국인 노동력의 성격에 따라 다를 뿐 아니라 각 산업의 조건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날 것.

3. 장기적 조정 효과
‣산업과 부문간 자본이동이 발생하는 경우.
‣해외로부터 국내로의 자본 유입이나 국내투자 증가로 인한 자본총량 변화.
‣국내투자.
‣내국인 노동자의 이동(국내 이주). 이 경우 노동인구 중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높은 지역이나 산업이 다른 지역이나 산업과 비교해 임금수준에 별반 차이가 없더라도 거시경제 전체의 임금수준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초기에 비숙련 저임금 노동시장에 주로 취업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적자본을 축적하고 사회경제적 적응력(assimilation or performance)이 증가한다면 장기에는 내국인 노동자 중 경쟁 그룹이 달라지거나 내국인 노동력과의 대체성이 증가할 수 있다. Chiswick과 Borjas의 논쟁.

4. 거시경제적 효과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이 일차적으로 노동과 자본의 가격과 고용량에 영향을 미치면, 이로 인해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과 생산량, 내국인의 경제활동참가율, 소득분배구조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변화는 최종수요와 무역수지에 영향을 미친다. 생산물에 대한 수요 측면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상대가격과 생산량의 변화는 소비자로서 내국인의 소득과 효용에도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의 정도는 각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지출의 비중에 따라 달라진다. 노동시장 이외 부문에서의 추가적인 영향은 다시 노동시장에 대한 피드백 효과(feedback effect)로 작용하여 일차적인 효과를 상쇄시킬 수도 강화시킬 수도 있다.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은 유입국 경제에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인 외국인 노동자들을 잠재적으로 추가시키는 것. 따라서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이 내국인의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외국인 노동의 추가 생산량, 소득, 소비량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이를 고려하면 노동시장에 미치는 최종적인 효과 또한 달라질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정부 공공서비스의 이용이나 정부의 이전지출(transfer payments)로 인해 얻는 혜택의 가치가 외국인 노동자들이 납부하는 세금을 초과하는 경우 내국인 소득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증가할 것이다. 특히 외국인 이주의 성격이 가족을 동반한 영구 이주이면서 비숙련 저임금 노동자일 경우 부정적 영향은 더욱 크다. 그 영향은 외국인 이주의 동기가 경제적인 것인지 정치적인 것인지에 따라서 달라지고 장기적으로 외국인 이주자의 인적자본 축적과 그에 따른 소득수준의 변화 여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Borjas, 2000).
‣외국인 노동력의 고용이 유입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존의 이론적 연구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어떤 결론을 내리고 있지는 않다. 이는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으로 인한 영향이 유입국 내의 노동시장 구조, 산업 구조, 이주 정책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경제 내의 여러 측면에 다양한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 기존의 실증연구의 검토(미국)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미국 내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이 몇몇 지역에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지역 인구 중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과 내국인 노동자의 임금이나 소득, 고용 혹은 실업률간의 상관관계를 추정하거나 각 노동간 생산에서의 대체성이나 보완성을 추정.
‣추정결과 외국인 (비숙련) 노동자가 내국인 전체, 혹은 내국인 특정 그룹(인종-멕시코계, 흑인, 라틴아메리카계-이나 기술수준 혹은 성별에 따라 구분된 그룹)의 임금과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 예를 들어 인구 중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에 대한 내국인 노동자의 임금 탄력성의 추정치는 ­0.01에서 ­0.02 근방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10% 높은 지역에서 내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단지 0.2% 낮음을 의미.
이들 연구 중 많은 수는 오히려 이주가 이주자 자신의 임금에 훨씬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
‣대규모 이주가 지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외국인 노동의 유입 규모가 매우 클 때조차도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결과를 확인시켜 준다. Card(1990)는 1980년 3월에서 9월까지 쿠바로부터의 갑작스런 이주로 인해 마이애미의 노동력의 7%가 증가했는데도 1980년과 1985년 사이 마이애미 노동자들의 임금과 실업률의 시계열상의 추세가 로스앤젤레스, 휴스턴, 애틀랜타와 같은 다른 도시들의 노동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1980년 3월 20일 Fidel Castro는 미국으로의 이주를 원하는 쿠바 국민들이 Mariel 항에서 자유롭게 떠날 수 있음을 선언하였다. 같은 해 9월까지 대부분 비숙련 노동자인 약 125천명의 쿠바인들이 마이애미로 이주하였다.
. Hunt(1992)는 알제리의 1962년 독립 이후 1년 간 90만 명이 프랑스로 돌아왔지만 영향권 내의 지역에 거의 별다른 영향이 없었음을 보여준다.
‣위의 연구들이 지역간 횡단면 자료를 이용한 한계를 비판한 연구
: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과 지역 내 내국인 노동자의 유입 혹은 유출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 결론은 일관되지 않음.
: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주와 미국내 고졸 미만 학력 노동자들의 임금 간의 상관관계 분석한 연구 – 방법론상의 또다른 문제

6. 국내 외국인 노동자 고용의 현황과 성격
‣국내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소위 3D(difficult, dirty and dangerous)직종을 중심으로 한 중소제조업의 생산직 인력난에서 비롯되었음은 주지의 사실.
: 80년대 이후 농․어촌 부문의 유휴인력 고갈, 출산율과 인구증가율의 급격한 둔화로 인구의 고령화가 진전, 노동력의 고학력화로 신규 노동력의 노동시장 진입율 저하로 노동공급의 양적인 증가가 급격히 둔화.
:1987년 이후 강력한 노동운동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와 노동조건의 차이 확대.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하여 왔던 3D 업종의 중소기업에서 만성화된 생산직 인력난이 외국인 노동자를 한국으로 유인한 기본적 계기.
‣ 국내 중소기업의 생산직 인력부족에 대한 대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났는데 하나는 3D 업종의 생산설비를 동남아 등 해외로 이전하여 현지에서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하여 생산을 계속하는 것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국내에서 생산활동을 하면서 국내 인력의 부족을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여 해결하는 것(생산기반을 해외로 이전 수 없는 서비스업이나 건설업, 다른 산업과의 전후방 연관효과 때문에 이전이 곤란한 제조업).
‣국내 외국인 노동자는 3D 업종의 주로 100인 이하 중소기업에 집중. 특히 미등록 노동자의 영세기업 취업비율이 높은 반면 임금수준은 산업연수생에 비해 높은 상황. –> 연수업체 신청 자격요건(업체의 규모가 1995년에는 상시종업원이 10인 이상 300인 미만, 1996년부터는 5인 이상 300인 미만으로 제한되어 있고, 연수생이 생활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제공할 능력이 있는 제조업체, 공장 등록을 필한 제조업체)
‣1980년대 중반 이후 외국인 노동력 유입의 증가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 내 선진 개발도상국 일반의 특징.
대만의 경우 2001년 8월 현재 약 32만여 명(전체 임금노동자의 약 4.8%)이며, 싱가포르의 경우 2000년 7월 현재 약 31.1만 명(전체 취업자 수의 20.0%)이며, 일본의 경우 2000년 12월 말 현재 약 71만 명(전체 임금노동자의 1.3%)에 달하고 있다.
‣외국인이 주로 취업하는 업종 또한 대체로 비슷.
대만의 경우 제조업(52.6%), 간병인(32.9%), 건설업(11.3%), 가정부(2.8%) 순. 싱가포르는 주로 인력난이 심각한 건설업, 제조업, 조선업, 서비스업 등에 고용. 일본 역시 제조업, 건설업의 고용비율이 가장 높다.
‣ 이 시기 아시아권 내 개발도상국으로의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이 증가한 원인 : 1980년대 원유가격의 하락으로 중동지역 내 건설 붐 쇠퇴, 최근 아시아권 내 선진 개발도상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생산직 인력난의 심화(70년대 싱가포르, 일본, 80년대 이후 대만, 한국),
‣한국은 외국인 노동력 수입의 수요․공급측 요인에서 뿐 아니라 외국인 노동력의 수입과 관련된 제도의 측면에서도 일본과 상당히 유사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노동시장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이중구조를 형성하고 있고, 일본과 한국의 생산직 인력난은 공히 경제전반의 실업률과는 무관하게 중소 제조업의 노동조건이 열악한 직종에서 발생하는 부분적 인력난. 따라서 두 나라 노동시장에서 저임금, 힘든 노동, 위험한 작업환경 등의 요건을 갖춘 부문은 소규모 하청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생성되었고, 이 부문에서 외국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였다.
‣아시아권내에서도 일본과 한국은 합법취업자에 비해 미등록 노동자의 비율이 특히 높다는 점에서도 유사한 특징 이는 일본과 한국 정부가 내국인으로 충원할 수 없는 부문에만 취업사증을 발급하는 ‘보완성의 원칙’을 통하여 단순기능직 외국 인력의 수입금지정책을 취해 왔기 때문이다. 양국은 단순기능직 외국인력을 공식적으로 수입하지 않는 대신 필요한 외국인력의 확보를 위해 ‘연수제도’를 이용하였다.
. 그러나 일본에서는 합법적 체류자가 미등록 노동자에 비해 고임금을 받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불법체류상태인 미등록 노동자가 합법적 체류자격을 가진 산업기술연수생보다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 합법적 체류자는 상대적으로 고임금과 양질의 노동조건을 갖춘 중규모 이상의 기업에서 일하며, 그러한 조건을 제공할 수 없는 영세기업에서 미등록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일본계 외국인 2세․3세 및 그 가족은 신청에 의해 ‘정주자’ 체류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 정주자 체류자격을 가진 일본계 외국인을 '니케이진'이라 하는데, 이들은 아무런 제한 없이 일본에서 취업할 수 있다. 일본에서 이들 정주자의 증가는 외국인 인구의 증가에 핵심적 역할을 하였다. 일본의 외국인력 정책의 특징과 변화에 관해서는 Tharänhardt(199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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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에는 이와 반대로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에서 산업연수생의 고용비율이 높은 반면 미등록 노동자는 영세기업에서 고용비율이 높다. 또한 비교적 큰 규모의 기업에서 일하는 산업연수생의 임금이 미등록 노동자보다 더 낮다. 이는 미등록노동자의 경우 사업장 이동이 가능하므로 시장임금을 받는 반면 산업연수생은 계약에 따라 정해진 연수수당을 받기 때문에 임금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임금격차는 기업의 지불능력과는 반대인데 이는 극심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영세기업들이 내국인 노동자에 준하는 임금을 지불하고서라도 미등록 노동자들을 고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현행 외국인 산업연수제도는 인력난이 심각한 영세기업이 아니라 중규모의 기업에 연수생을 우선 배정하고, 연수생을 배정받은 기업에 대해 임금을 보조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 왔을 수 있다.

7 국내 외국인 노동자 고용의 전망
‣ 장기체류자의 증가 : 과거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 외국인 노동자 교체충원정책(rotation policy)이 실패한 근본적인 원인은 이미 취업하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업주들의 지속적 수요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미등록 노동자의 경우 취업이 장기화되면서 한국에서의 직업 경력으로 인해 숙련수준이 향상되는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설동훈, 1999, p.205).
‣내국인 노동력과 외국인 노동력의 대체성 추정 결과는 첫째, 적어도 제조업에서 외국인과 내국인의 노동시장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정도로 분절되어 있고, 둘째, 외국인 노동자는 노동시장에서 주로 내국인 단순기능직 노동자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들끼리 경쟁하며, 셋째,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3D 직무보유비율이 낮은 산업일수록 대체성이 커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남. –>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인력난이 심한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구조를 고려하면 이러한 추정결과는 중기업과 영세기업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주된 원인에 차이가 있음을 의미.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내국인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약한 경우에도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일부 노동집약산업에서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산업구조조정과 신규기술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문제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낮은 노동조건에 의존하던 노동집약적 산업의 근대화를 그만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측면은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내국인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외국인 노동자 고용의 부정적 영향의 주요한 측면으로 지적되고는 하였다.
이 경우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가 주로 고용되는 기피직종이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향후 지속적으로 규모가 축소되어야 할 부문에서만 존재하는 것인지의 여부이다. 그러나 실제로 대기업과의 하청 연결망을 통해 전체적인 생산의 효율성을 보장해 주는 영세 부품하청기업에도 외국인 노동에 대한 수요가 상당부분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부문에서 외국인 노동력의 고용은 기업의 가격경쟁력과 자본수익률을 높임으로써 오히려 장기적으로 신규투자를 확대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만약에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기업의 기술개발과 신규투자를 저지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이는 역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불가능할 경우 기업이 인력절감을 위해 기술개발을 추진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동화의 추진 등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의 직접적 동기는 인력절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생산분업관계의 변화에 의하여 규정되는 중소기업의 기술적 존립조건을 구비하려는 것인 경우가 많다(최돈길, 1994, p.26).
기피직종에서의 노동력 부족과 이들 부문에서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경제발전 과정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경제발전이 일정수준에 이르게 되면 어느 나라에서나 발생하는 현상이다. OECD 국가 중 이주노동자에 의한 추동력 없이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예외적인 국가로 주목받아 온 일본 또한 최근 기피직종에서의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Tharänhardt, 1999). 일본은 이미 70년대 초 제조업부문에서 노동력부족이 심각해지기 시작하였으나 73년의 유류파동과 이에 따른 불경기로 외국인 노동자를 유입하는 대신에 자동화나 노동집약산업의 해외이전을 통하여 저임금 단순직무의 규모 자체를 줄여 왔고, 업무순환제도를 통하여 저임금직무를 내부노동시장내로 편입하여 단순직무에 대한 사회적 지위를 높혀 왔다(Reubens, 1981; 이혜경, 1997, p. 504에서 재인용).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건설업, 의료산업 등 공장의 해외이전 자체가 불가능한 부문을 중심으로 기피직종에서의 노동력 부족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기 시작해지면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점차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1990년 이민법을 개정하여 일본계 외국인의 합법적인 이주를 허용하는 등 이주정책을 선회하기도 하였다.
기업이 기피직종의 노동력 부족을 임금인상으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최하층 직종의 임금 인상은 전체 직종의 임금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 기피 직종에 대한 임금 인상조차도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영세한 기업이 허다하며, 취업 기피 이유가 ‘임금’이 아니라면 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기업이 생산직 인력 부족에 대처하는 방안으로는 공장자동화 설비투자, 업종전환, 사업체의 해외이전 등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공장자동화 설비투자가 반드시 기피직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기피직종을 양산해 내기도 한다. 둘째, 업종전환은 위험부담이 클뿐더러, 다른 사람에게 사업체를 매각하게 되면 기피직종은 그대로 온존된다. 셋째, 사업체의 해외이전은 산업의 지리적 고정성, 생산물의 특수성 때문에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자본규모가 영세하여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 때문에 업주들에게 남은 거의 유일한 선택이 외국인 노동자 고용일 수 있다.
그러나 내국인 노동자가 취업을 기피하는 부문에서의 노동력 부족이 절대적인 부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생산성 이하의 저임금 구조가 의도적으로 유지되고 저렴한 외국인 노동력을 쉽게 고용할 수 있게 되면 영세중소기업이 설비투자나 기술혁신에 의한 합리화나 근대화를 추진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들의 저렴한 노동력에 의존하려는 경향이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여 국내 인력난이 심화되고 내국인 노동자로 충원 가능한 부문조차도 외국인 노동자를 도입하려는 경향이 증대할 것이다
산업연수생 제도를 중심으로 한 그동안의 우리나라의 외국인력 정책은 고용주와 외국인연수생 간 직접협의에 의한 임금 등 근로조건의 결정기능을 배제시킴으로써, 합법적인 산업연수생의 임금이 시장임금 수준에서 결정되는 미등록 노동자의 임금보다 더 낮은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시장임금 이하의 저임금 구조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이 정부로부터 일종의 기업 보조금을 받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외국인 노동력에 의한 내국인 노동력의 대체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외국인 노동력에 의한 내국인 노동력의 대체를 최소화하면서 외국인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가장 긴급한 기업 즉 외국인 노동력에 대해 가장 높은 임금수준을 제시하는 기업에게 우선적으로 외국인 노동력이 배분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수준이 시장메커니즘에 의해 결정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으로 인한 정부부문의 거래비용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도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나 고용의 조정과 결정은 가능한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여기서 법적 거래비용이란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이 발생시키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의 추방비용, 외국인 노동자를 감시․확인 또는 등록하는 모든 행정비용을 의미한다. 산업연수생의 차별임금구조로 인해 산업연수생의 이탈률과 미등록 노동자의 수가 증가하면 이러한 행정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이동이 제한되어 있는 경우에도 정부에 의한 개개 사업장의 감시와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행정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같이 외국인 노동력의 이주 경험이 풍부한 국가에서 이주정책과 관련된 학문적 논쟁의 쟁점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보다 숙련도가 높은 양질의 노동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당연히 양질의 노동력이 유입될수록 유입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력에 대한 정책은 가능한 저임금으로 외국인 노동력을 고용할 수 있는 방법을 주로 모색하고 있다는 면에서 그 시각이 단기적인 관점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질의 외국인 노동력의 수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그 노동의 숙련도와 생산성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시장 메커니즘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기능직 외국인 노동의 국내 유입이 본격화 된지 이미 10년 이상의 기간이 지났고 그 규모는 이후에도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유입되는 외국인 노동자가 양적으로 증가하는 곳에서는 어디든지 이주정책과 관련한 논쟁이 야기되고 논쟁의 배후에는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으로 이익을 보는 그룹과 손실을 보는 그룹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마련이었다. 외국인 노동력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는 우선 이러한 이해관계를 객관적으로 밝힐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의 다양한 측면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므로 그만큼 다양한 측면에서의 엄밀한 실증적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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