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의 인권과 북한의 인권문제
이기영,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가 바라는 식대로 탈북자의 모습을 그려놓았고 이들도 그러한 도식에 맞추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교회에서는 신앙간증을 열렬히 하는 신도로, 시민단체에서는 “따뜻한” 동포애의 대상으로, 외국구호단체에서는 국내집단에게 대우받지 못하는 불쌍한 소외자로서, 각 집단의 목적에 도구화되는 탈북자의 모습과 삶이 존재할 뿐이지, 이들이 진정 남한사회에서 어떠한 존재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심각한 인식과 고민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으로 탈북자가 어떤 사람들인지 아직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상호간의 무지와 괴리는 결국 사회통합을 불가능하게 한다. 탈북 하여 남한에 왔지만 남한에 통합되지 못한 삶은 끝나지 않은 탈북의 여로일 수밖에 없다.
탈북자문제에 대한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견들이 있고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할 만큼 수많은 변수와 정황들이 얽혀있다. 그러나 장기적 비젼과 미래를 고려하기 이전에 탈북자문제에 대한 인권차원을 논할 때 현재 기 발생한 재외탈북자의 삶과 기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삶의 문제는 매우 본질적인 주제이다. 이들의 삶은 인간으로서 받아야 할 기본적인 생존과 존엄성의 권리마저 인정받지 못하고 있거나, 같은 민족 집단 내에서 이주민이란 딱지로 인하여 삶의 질이 심각히 피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문제를 한국정부와 북한이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세계적으로 한민족은 불쌍하고 어리석인 민족으로 낙인찍힐 수 밖에 없고 결코 통일이란 과제에 대하여 희망적인 미래를 바라볼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탈북자인권문제가 제대로 해결하기 위한 이해당사국들 간의 (중국, 북한, 한국, 일본, 기타 서방세계) 적극적인 노력이 배가되지 않고서는 이 문제가 아시아지역의 평화를 보장하고 아시아인의 인권을 신장하는 데 큰 걸림돌로 남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지난 10월 월례워크숍에서 발표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발표문의 전문은 홈페이지 자료실에 있습니다. 아울러 발표해 주신 이기영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