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매춘
적게는 8만 여명 많게는 200만 명. 매일 에이즈의 공포에 떨면서 몸을 파는 태국의 매춘 여성의 수다. 열다섯 살 때부터 인간 사냥꾼의 표적이 되어 납치와 사기 혹은 텔레비전 한 대 값에 부모로부터 매매되어 매음굴로 들어 가 우리 돈으로 1회 2만원의 화대에 하루 열 네 시간 동안 십여 명의 남자를 받다가 결국 에이즈에 걸린 몸으로 혹은 죽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태국의 매춘부.
1977년에 시작되어 지난 20여 년 동안 태국의 경제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둔다. 그러나 그 발전은 방콕 부근의 중심지에 주로 국한된 반면 북부 지역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냉장고와 텔레비전 등 소비재는 어김없이 가난한 북부 지역에 침투하여 뭇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급기야 부모들은 텔레비전 한 대에 딸을 포주에 팔아넘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딸이 얼마나 많은 폭력과 병마에 시달리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여기에 태국의 불교계와 문화계 또한 침묵으로 일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상당수의 태국 남성들은 그들의 사회적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정부와 처첩을 두는 일을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다. 그 체제 안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남편이 매춘 업소에 가는 것이 차라리 후처를 두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어도 그로 인해 가정 경제가 파산나지는 않기 때문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한 문화 속에서 남성들은 술자리 2차나 축하 파티 혹은 비즈니스 접대 차원에서 매음굴을 찾는다. 그들은 한국의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집단의 결속을 따르는 사람들을 크게 인정하는 반면 개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집단에서 따돌리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처녀를 좋아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조차 없다. 여기에서 태국의 섹스 산업이 성장한다.
끌려오거나 팔려온 소녀들은 하루 2천5백 원에서 3천 원의 식대를 지급받는다. 반면 그들을 통해 업주는 하루 100만에서 200만원의 돈을 번다. 그들은 실제로 합자 회사, 기업 또는 법인을 소유한다. 거대한 자본의 이동 속에서 일본은 태국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이는 국가 전체에 걸쳐 소비와 건설 사업을 이끌었고 그 중에 일부는 섹스 산업에 눈을 돌기기도 한다. 그들은 경찰과 관료들을 매수할 충분한 자금과 인맥을 가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섹스 산업은 갈수록 호황을 누리고 결국 매춘은 최고의 황금 산업으로 성장한다. 그리고 이는 세계화 경제 체제와 연결되면서 중요한 국가 수입의 일원으로 자리 잡는다. 태국의 많은 여성들이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 섹스 노예로 팔려 가는 것은 이렇게 태국의 섹스 산업이 세계화 속에서 산업의 일환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3만 명을 웃도는 태국 여성이 일본 폭력 조직 야쿠자의 인신 매매 사기에 넘어가 일본에서 매춘부로 전락했다고 태국의 고위 관리가 폭로한 것을 보면 태국의 섹스 산업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해준다. 그 체제 안에서 태국의 섹스 산업 종사자들은 자신들을 국가 경제에 공헌하고 가난한 아이들을 도시에서 먹고 살게 해주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게 된다.
태국의 섹스 산업이 국내 종교계와 문화계의 암묵적인 지지로 성장의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내외 인권 운동가들의 헌신적인 노력 또한 맘만치 않게 성장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과 단체들이 섹스 노예 산업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면서 아이들을 구출하고 병을 치료하며 재활을 돕고 있다. 매매춘반대세계동맹은 관련 법률의 제정 및 집행을 끊임없이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유럽과 북미의 여러 나라에서는 태국 아이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활동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