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포비아는 종교의 탈을 쓴 인종주의”

“이슬람포비아는 종교의 탈을 쓴 인종주의”
‘가디언’ 칼럼니스트 조지 몬비오
 
 
  권태선 기자 
 
<가디언> 칼럼니스트이며 영국 옥스퍼드대 방문교수인 조지 몬비오는 이슬람의 위협에 대한 서방의 주장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말한다.
-유럽 내에서 무슬림에 의한 테러 기도들이 발각되면서 곳곳에서 이슬람 위협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슬람 위협론은 과장됐다. 모든 국가는 적을 필요로 한다. 사회주의가 무너진 뒤 서방은 새로운 적으로 이슬람을 선택했다. 우파들은 극소수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엄청나게 부풀리고 있다. 그들은 중대범죄자이지 결코 전쟁의 대상이 못된다. 미국은 지역적 위협을 전세계적인 위협으로 과장한다. 북한도 그렇고 콜롬비아도 마찬가지다. 콜롬비아 농민들은 50년 동안 미국과 싸우고 있다. 미국은 처음 이 싸움을 공산주의에 대한 전쟁이라고 했다가, 마약과의 전쟁으로, 그리고 이제는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부른다. 커피 등 콜롬비아 농업을 지배하기 위한 것인데도 언제나 다른 명분의 포장을 들고 나온다.

-유럽의 무슬림들은 이슬람포비아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이슬람포비아는 새로운 인종주의다. 유럽에서 인종주의가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인종 대신 종교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일부에서는 알카에다가 세계화에 저항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 등 세계화의 중심지를 타격한다는 분석이 있다.

=그것은 잘못된 분석이다. 알카에다는 기본적으로 사우디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그들이 미국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사우디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부패한 사우디 전제정권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영국의 무슬림들이 알카에다류의 테러에 동참하러 나서는가?




=영국의 젊은 무슬림들은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을 이슬람에 대한 전쟁으로 인식한다. 부시가 십자군전쟁 운운하며 무슬림 젊은이들을 자극하기 때문에 그들도 십자군에 맞선 성전에 나간다고 생각한다.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된 젊은이들이 빈곤한 이민 2세들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잃을 것이 별로 없는 그들은 대의를 위한 희생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의미를 찾으려 한다.

옥스퍼드(영국)/권태선 순회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