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크발씨 이야기>'돈은 못벌어도 생명만은…'

파키스탄인 이크발씨 불법체류중 심부전증 투병 보험 안돼 치료비 막막

머나먼 타국의 불법체류자로서 늘 마음을 졸이며 수년간 산업현장을 전전해 온 30대 파키스탄 노동자가 심장발작으로 쓰러졌다. 그러나 불법체류자는 의료보험 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한 사회단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부산 강서구 모 자동차부품회사에서 일하던 파키스탄인 모하마드 이크발(38·사진)씨가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것은 지난 7일.
감기몸살 증세를 보이다 발병한 이크발씨는 사상구 S병원을 거쳐 백병원으로 옮겨져 진단결과 급성심부전증으로 판명됐다.
인공호흡기까지 동원한 치료 끝에 극적으로 소생한 이크발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생명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치료비가 1천만원대에 이르러 이크발씨를 돌보는 시민단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 정귀순 대표는 '한국에서 많은 돈은 벌어가지 못하더라도 싸늘한 시신으로 가족들을 만나는 일만은 막아야 할 게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이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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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19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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