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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제목 : 1703 안양숙꿈나무 장학생들의 수학여행 64 - 조회
- 작성자이름 : 아시아연대  2017/04/20 - 등록

우물 밖으로 잠깐 나온 개구리들

- 안양숙 꿈나무 장학기금 고등학생 장학생 수학여행 (2017년 2월 27일~3월 3일, 5박 6일)

                                                                      
                                                                                                                                     캄보디아에서 미란 드림


날씨가 확실히 많이 더워졌습니다. 벌써부터 동네 망고나무엔 설익은 망고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망고 열매는 보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이 있습니다. 물론 먹으면 맛은 더 끝내주겠지요. 너무 시거나 혹은 너무 맛있어서. 그런데 수녀님네 안마당에 심은 안양숙 망고 나무는 키는 훌쩍 자랐어도 아직 망고가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조급한 기다림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망고가 열리길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지난 주에는 안양숙 꿈나무 장학기금 고등학생 장학생들과 함께 프놈펜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4박 5일 일정으로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에 가서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고, 미래에 대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번 수학여행을 기획하였습니다. 3월에 있을 중간고사가 걱정되기도 하고, 일주일이나 수업을 빠져야 해서 특히 고3들은 걱정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것보다 더 뜻 깊은 시간이 될 거란 확신을 가지고 아이들을 데리고 프놈펜에 다녀왔습니다.


프놈펜 가는 길에 장애인 기술학교인 반티 쁘리업에 들러 신부님의 후한 대접과 안내를 받으며 학교를 둘러본 후, 다시 차를 달려 프놈펜에 도착했습니다. 북적대는 많은 사람들과 꽉 막히는 도로사정, 뿐만 아니라 ‘교통신호 따위 개나 줘버려!’ 라는 듯 아슬아슬, 아찔아찔한 곡예 운전을 하는 모토들을 보고 아이들이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그렇게 프놈펜에서의 첫날은 차멀미로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6시 30분. 피곤할 텐데도 아이들은 제시간에 준비를 마치고 숙소 앞에 모였습니다. 장거리 나들이에 긴장되긴 했나 봅니다. 안양숙 장학기금 대학생 장학생인 완나가 다니는 왕립 농업 대학(RUA)을 방문해 완나의 소개로 학교를 둘러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완나는 살이 조금 빠지고 얼굴이 많이 탔습니다. 농장에서 하는 실습이 조금 힘든가봅니다. 완나와 함께 농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쩡아엑 킬링필드 현장을 함께 방문했습니다. 수학여행을 오기 직전 월례회의 때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을 초대해 크메르 루즈 시대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진지하고 숙연한 표정으로 킬링필드 현장을 둘러보았습니다. 킬링필드의 충격을 잠깐 뒤로 하고, 조금 멀리 차를 몰아 따까에우 주에 있는 따마오 산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에 갔습니다. 사자, 호랑이, 곰, 구조되어 치료중이라는 코끼리, 넓은 동물원을 하염없이 걸었더니 엄청 피곤해져 돌아오는 차 안에서 모두들 곯아 떨어졌습니다. 이날은 강 넘어 다이아몬드 섬에 있는 수끼 뷔페에 가서 고기에, 해물에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3일 째 아침, 역시 6시 30분에 모여, 의과대학을 시작으로 프놈펜 왕립대, 기술대학을 차례차례 돌아보았습니다. 의대를 가길 희망하는 속킴과 스라이 니엉, 기술대학을 가고 싶다는 옌피와 와타나, 아이들은 학교를 소개해준 대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정보를 얻었습니다. 기술대학은 안내해줄 사람을 찾지 못해 아이들에게 조별로 대학생 인터뷰를 과제로 주었습니다. 처음엔 수줍어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한 명, 두 명, 인터뷰를 즐기며 궁금한 건 열심히 다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저녁에 강변에 모여 인터뷰한 내용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다들 아주 경쟁적으로 가져온 정보를 나누는 바람에 잠깐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후에는 점심을 서둘러 먹고 프놈펜시의 이름이 유래된 왓프놈을 둘러본 뒤, 카톨릭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기숙사를 방문해 기숙사도 둘러보고 대학생들과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기숙사에서 멀지 않은 뚜얼슬랭 박물관에 들러 크메르 루즈의 잔혹했던 고문현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캄보디아의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캄보디아 사람들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이 찾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고,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이 킬링필드나 뚜얼슬랭을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을 겪은 당사자들에게 이 현장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냐는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아픈 마음을 달래며, 강변으로 가서 오늘 일정에 대한 나눔과 모임을 진행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4일 째 아침. 며칠 째 강행군에 피곤할 만도 한데, 아이들은 여전히 원기 충천입니다. 역시 젊습니다. 오전엔 왕궁과 박물관을 둘러보고, 프놈펜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이온몰로 향했습니다. 이온몰에 도착해 함께 피자를 먹었는데, 콜라만 줄창 마셔댑니다. 적지 않은 지출을 한 식사였건만, 나중에 평가 모임 때 아이들이 꼽은 최악의 식사로 선정되었습니다. 외국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다네요. 식사 후에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았는데, 딱히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가 없어 시간에 맞춰 선택한 영화가 마침 액션 히어로물이었는데, 잔혹하기 그지없어 아이들이 적잖이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였다는 충격적인 사실. 영화관에서는 아무런 이야기도 해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평가모임에서 영화관에 간 게 가장 좋았다는 아이도 있었기에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영화를 본 후 아이들에게 약간의 용돈을 나누어 주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영수증을 받아오라고 했습니다. 물건 산 뒤 영수증 받아서 제출하고, 농담처럼 영수증 없으면 돈 돌려줘야한다 했는데, 아뿔싸, 쇼핑을 마친 아이들은 물건이 너무 비싸 사고 싶지 않았다며 영수증 대신 돈을 돌려주었습니다. 심지어는 밥만 먹고 아무것도 사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대충격. 저녁에 다시 강변에 모여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돈을 쓴 아이들은 대부분 책 혹은 문구류를 샀고, 갈 때 차안에서 먹을 사과 한 봉지만 산 아이도 있었고, 뽀이뻿에 있는 동생들 먹으라고 과자를 산 아이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이온몰에서 돈 쓰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다고 합니다. 결국 그냥 봉스라이에게 다시 돈을 돌려 주는게 좋겠다고 생각한 우리 소심하고 촌스런 아이들. 뽀이뻿으로 돌아오는 길, 그릇을 굽는 걸로 유명한 껌뽕츠낭 주를 지날 때, 아이들이 돌려준 돈으로 아이스크림도 먹고, 흙으로 빚은 예쁜 동물 모양의 저금통을 하나씩 선물로 사주었습니다.


마지막 날. 역시 6시 30분에 출발해, 캄보디아의 옛 수도였던 우동에 들러 아침을 먹고, 산 아래에서 잠시 평가모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여행이 즐거웠고, 다 좋았다고 말합니다. 안 그래도 그렇게 평가할까봐 미리 평가서를 나누어 주고 솔직하게 쓰라고 했는데도 마찬가지네요. 무기명으로 평가서 쓰라고 할 걸 그랬나 후회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특별한 여행의 기회를 가진 것에 감사해하고, 힘들어 하지 않고 큰 사고 없이 지내주어 정말 다행이고 고마웠습니다. 오히려 너무 잘 따라줘서 미안할 지경. 평가모임 후 우동산에 올라 옛 수도의 경치를 감상하고, 장장 8시간을 다시 달려 뽀이뻿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돌아온 뽀이뻿의 울퉁불퉁한 흙길에는 안개처럼 흙먼지가 뽀얗게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 덕에 10명의 장학생 아이들과 가까워지고 한명 한명의 개성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늘 월례모임에 조용히 참가하고 조용히 돌아가는 아이들이었기에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늘 스페셜하고 자신감 넘치지만 의외로 따뜻한 언니같은 속킴, 자신감과 스페셜함으로 속킴의 의외의 라이벌로 떠오른, 할 말은 다 하는 속피업. 그리고 정반대의 수줍고 얌전한 성격이지만 속피업이랑 단짝인 성실한 차이다엔. 온통 귀염귀염을 뿜으면서 모두를 편안하게 해주는 장난꾸러기 옌피, 옌피의 장난을 다 받아주는 수줍고 소심하고 착한 렉사, 의젓하고 뭘 해도 늘 모범답안 같은 인기 짱 하이, 똘똘함과 야무짐으로 반짝반짝 거리다가도 체력 떨어지면 급 피곤해하는 와타나, 조용한 듯, 한 성질 하는, 십대의 반항포스, 스라이 몸, FREE WIFI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기세의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한 짜, 늘 의젓한 줄만 알았는데, 아직은 귀여운 어린아이같은 스라이 니엉.


이번 여행이 아이들에게 아주 큰 감동을 주었을 거라든지, 인생을 바꿀 단 한 번의 계기가 되었을 거라든지 하는 거창한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아이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인생을 살아갈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기억에 남는 좋은 경험이 되었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모범답안지 읽듯 그런 경험이었다고 말해주었지만 뭐 가슴으로 와 닿진 않네요.ㅎㅎ
그리고 프놈펜 다녀오는 길, 불현 듯 기숙사에서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갑니다. 아직은 최고학년이 고1이라 이번 같은 수학여행을 가기에 적당한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2, 3년 뒤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 우리 기숙사 아이들도 이런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의견을 기숙사 담당이신 꼬미수녀님께 말씀드렸더니, 꼬미 수녀님 왈, ‘아이들 데리고 여행 갈려면 여행 후원할 사람도 같이 찾아 줘야 돼!!!’ 아, 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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