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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제목 : 2011년 베트남 방문단 보고서 1 2,481 - 조회
- 작성자이름 : 아시아연대  2011/05/18 - 등록

베트남 6차 방문 보고서

정정수(아시아평화인권연대 사무국장)


  꼭 1년 만에 베트남을 다시 찾았다. 지난해에는 박숙경님 가족방문 프로그램과 미히읍사 현지조사 등으로 푹호아사 인민위원회와 장학사업에 대해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 짧은 간담회를 가진 것이 전부여서 묵혀둔 얘기도, 논의할 것도 많아졌다.
  이번 방문은 4월 24일부터 30일까지 6박 7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장학사업의 확대를 논의하는 것이다. 방문 전 두 차례의 회의를 거쳐 기존의 박숙경님 가족기금에서 전액 지원하던 장학사업을 나눠 중학생은 가족지원으로, 고등학생은 아시아평화인권연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인민위원회와 간담회를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학교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장학사업의 확대에 따른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다. 이외에 장학금 전달식 참석, 장학생 간담회, 신규 장학생 가정방문, 도서관 도서 구입 전달 등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방문은 아시아평화인권연대 공동대표이신 이광수교수님, 운영위원 안양숙님, 가족대표 박숙경님, 어울림 상담실장이며 이번 방문단 코디네이터인 김나현님과 함께 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동행한 어울림 상담실장 김나현씨는 특유의 활달함과 솔직함으로 방문단에 큰 힘이 되었다.

이번 베트남 방문일정은 다음과 같다.
4월 24일 : 출국
4월 25일 : 푹호아사 인민위원회와 간담회, 푹호아 중학교 장학금 전달식 및 장학생 간담회
4월 26일 : 호아탕 중학교 장학금 전달식, 뚜이 푸억 제2 고등학교 간담회 및 장학금 전달식
4월 27일~28일 낮 : 장학생 가정방문
4월 28일 오후 : 푹호아 중학교 간담회
4월 29일 : 푹호아사 인민위원회와 최종 간담회
4월 30일 : 귀국


비행기 회항하다

  베트남 방문 여섯 번째 만에 처음으로 뀌년으로 향해 달리던 비행기가 호치민으로 되돌아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행기 착륙 기어가 작동하지 않는단다. 처음 겪는 일이라 긴장되었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담담하다. 결국 호치민으로 되돌아간 비행기는 1시간 30여분 후에 다시 뀌년으로 향했다. 우리의 현지방문도 덩달아 늦어지게 되었다.
비행기가 회항한 후 곧바로 념씨에게 전화로 사정 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오전 일정이 어그러진 것이 신경 쓰였다. 비교적 느슨하게 짜여진 일정이기는 하지만 이날 오전으로 예정했던 장학금전달식이 어떻게 될 것인지, 이후 일정이 어떻게 변경될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공항에서 푹호아사로 바로 가는 지름길로 40여분만에 도착했다. 인민위원회에 도착하여 간담회를 시작했다.


인민위원회와 간담회(25일 오전 11시)

  인민위원회를 방문할 때마다 늘 반겨주는 사람들. Nham씨, Can씨, Sinh씨, Duc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념씨는 5월에 있을 선거 준비로 많이 분주하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념씨는 지난해 9월 주석으로 승진하여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번에는 미리 보람수언이 스케쥴을 번역하여 보냈기 때문에 전체 일정을 파악하기가 수월했다고 한다. 불과 2년전만 해도 통화연결조차 잡음이 심해 의사소통이 어려웠는데, 지금은 념씨도 학교 관계자들도 이메일을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의 변화가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고, 앞으로는 좀더 쉽게 자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념씨는 푹호아사 인민위원회, 학교, 학생들 모두 장학금 프로젝트에 대해 감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가족의 뜻을 살려 계속 잘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장학생들은 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에 장학생으로 선정되었으나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었다가 설득하여 다시 학교로 돌아온 학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푹호아사 인민위원회에서는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small loan 사업을 하고 있으며, 낮은 이자를 받고 농사와 가축사육에 필요한 돈을 빌려주고 있다고 했다.  
  교육문화담당자이며 인민위원회 장학사업 책임자인 껀씨가 장학사업에 대해 추가 설명을 했다. 지난해 9월 송금했던 장학금은 지역의 큰 태풍피해 때문에 이를 수습하느라 분주하여 12월에 전달되었다고 한다. 2011년 상반기에 송금한 장학금은 25일과 26일에 걸쳐 장학금 전달식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2011년 상반기에는 3820만동이 도착하여 고등학생들에게 1인당 85만동씩, 중학생들에게 75만동씩 지급할 예정이며, 58만동은 운영비로 사용하였다.
  베트남 코디네이터였던 보람수언씨의 조언으로 고등학생 장학금을 100만동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하였으나 이 내용이 인민위원회에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념씨는 고등학생 장학금이 100만동으로 결정됐는지 알지 못했으며, 중학생 장학금이 지난 몇 년간 인상되지 않아 인민위원회 논의 결과 75만동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중학생의 장학금은 학교 선생님들에게 요청하여 학비 외 필요한 추가 경비를 조사하여 장학금 액수가 결정된 반면, 고등학생은 중학생들보다 더 많은 기타 경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에 따라 결정되어 정확한 산출기준이 없었다. 고등학생에게 적정한 장학금 액수에 대해 논의한 끝에 장학생 9명에게 각각 10만동씩 추가하여 1인당 95만동으로 결정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고 부족한 90만동은 내일 별도로 전달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안양숙 운영위원이 민들레 기금 활동가 연수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협조를 부탁하자 념씨는 기꺼이 협조할 수 있으며 미리 공문을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짧게 진행된 간담회를 마친 후, 서둘러 푹호아 중학교로 이동했다. 장학사업의 확대와 관련한 논의는 29일 오전으로 예정된 간담회에서 계속하게 된다.


푹호아 중학교 장학금 전달식(25일 낮)

    학생들이 많이 기다렸다는 말에 서둘러 푹호아 중학교로 이동했다. 교장실에 들러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학생들이 모여 있는 회의실로 들어섰다. 무더운 날씨에 몇 시간씩 기다린 탓인지 혹은 다른 이유 때문인지 학생들의 표정은 다소 어두웠다. 집안사정으로 1명을 제외한 14명이 자리에 참석했고, 바로 장학금 전달식이 시작되었다. 가족대표 박숙경님의 짧은 인사 후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과 준비해간 선물을 전달하고 껀씨와 이광수교수님이 각각 사진을 촬영했다. 이번에 모든 가정을 방문할 수 없어 간담회를 통해 학생들의 이런저런 사정들을 파악하려고 하였으나 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선생님들과 인민위원회 관계자들까지 동석한 상태에서 학생들은 편하게 얘기하지 못했고, 질문을 던져도 뻔한 대답이 되돌아왔다. 갑자기 난처해졌다. 제대로 된 간담회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아 아쉽지만 포기하기로 하고, 학생들을 격려하며 자리를 마무리짓기로 했다.
  학생대표로 9학년 Sang이 답사를 했다. 장학금을 받고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학생들은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단다. 지난해 방문했을 때, Sang을 뀌년의 병원으로 데려가 레이저 시술을 받도록 했다. 시술 후 안경을 새로 맞추었는데 이후 다시 검사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안양숙 운영위원이 Sang의 눈 상태에 대해서 몇 가지 더 추가적인 질문을 했다. 안양숙 운영위원은 Sang이 지난해 레이저수술을 통해 시력이 좋아졌다고 느끼지만 성장기에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과 현재 눈을 뜨고 잘 수 밖에 없는 상태이므로 안구가 건조해지는 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Nghi에게서 소개받은 Van씨를 통해 호치민의 종합병원에서 Sang의 눈 상태와 성형 수술에 대한 의사의 소견을 듣고 그에 따라 도와줄 예정이다.
  간담회를 마치자마자 내내 어두운 표정이던 한 여학생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김나현 코디네이터에게 싸인을 부탁했다. 김나현씨는 기쁜 표정으로 학생의 이름을 묻고 베트남어와 한국어로 격려글을 남겼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학생들은 선물로 받았던 노트를 끄르고 필통을 열어 싸인을 받기 위해 기다렸고, 몇몇 학생들은 함께 온 우리에게 싸인을 받아가기도 했다.


호아탕중학교 간담회 및 장학금 전달식(26일 오전)

  아침 식사 후 인민위원회에 들러 껀씨와 함께 호아탕 중학교로 향했다. 교무실에 들러 간담회를 시작했다. 교장선생님께서 학교의 현황과 문제점을 설명해 주셨다. 지난 가을, 태풍으로 학교 교실이 일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으나 현재는 괜찮다. 기존 장학생 중에 학교를 중단한 학생은 없다. 새로 선발된 장학생은 8명이며, 공부 잘하는 학생을 중심으로 장학생을 선발했다. 2009년 가정방문에서 태풍으로 집이 파손되었던 학생들은 대부분 새로 집을 지었으나 한명은 집을 지을 사람도 없고, 지을 돈도 부족하여 새로 집을 짓지 못했다. 학교 컴퓨터는 고장날 때마다 수리했고, 현재로서는 새로 추가구입할 필요가 없다. 도서관 이용율은 높지만 매년 새책을 10%씩 보충해야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어려운 점을 묻자 바로 정수기 구입을 요청했다. 학생들이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정수기를 구입했으면 한다고 했다. 현재 학교에서는 생수를 구입해서 먹고 있지만 물의 상태를 신뢰할 수 없고, 구입비용도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안양숙 운영위원이 학생들이 물을 먹고 배탈이 나거나 어떤 문제가 있었냐고 묻자 그런 문제는 없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다른 학교에는 교육청에서 정수기를 줬는데 호아탕 중학교에는 지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푹호아사의 중학교 두 곳 중 학생수가 많은 푹호아 중학교에 교육청의 지원이 집중되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 교장선생님은 같은 수준으로 장비나 시설을 갖추고 싶어하는 것 같다. 정수기 외에 프로젝터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정수기는 구입하여 전달하기로 하고 프로젝터는 고민해 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이광수 교수님이 장학금의 효과에 대해 궁금한 점을 여쭤보자,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을 부러워하고 자신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단다. 돈이 없어 고등학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있느냐는 질문에 호아탕중학교의 9학년 53명 모두가 고입 시험을 치르는데 성적이 우수한 A급 학생들은 소액의 학비만 내지만, B급 학생들은 전액 자부담이라고 한다. 중학생의 경우에는 성적이 우수해도 학비 감면 제도는 없단다. 장학금을 받은 이후 학생들의 변화에 대해 묻자, 장학금은 학생들에게 큰 의미이며, 좀더 열심히 하고 장학생으로서 좋은 모델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희망을 키워간다고.
  이후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장학금 전달식을 시작했다. 어제 푹호아 중학교에서는 허겁지겁 전달식을 하면서 인사도 대충 생략했으나 호아탕학교에서는 박숙경님이 준비해간 원고를 읽고 나현씨가 통역을 하였다. 학생들의 표정은 전체적으로 밝았고 활기가 넘쳐 보였다. 밝은 표정의 학생들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장학금 전달식 후 점심식사를 하고 인민위원회에서 3km 떨어진 뚜이푸억 제2 고등학교로 향했다.


뚜이푸억 제2 고등학교 간담회 및 장학금 전달식(26일 오후)

  교장실에 모여 간단한 인사 후 간담회를 시작했다. 간담회에는 교장선생님과 장학생을 담당하는 교감선생님께서 참석하였다. 간담회를 통하여 알게 된 사실은 다음과 같다.
  뚜이푸억 제2 고등학교에는 모두 2200명의 학생들이 재학중이며, 이 가운데 고교 입시 시험 우수자 1,170명(53%)는 매월 25,000동(1.2$)의 학비를 내고, 나머지 930명(47%)은 매월 180,000동(9$)의 학비를 낸다. 학교를 중퇴하는 비율은 매년 3.5%(77명) 정도이며, 학업을 중단하는 이유는 학비가 부담되거나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서 학업에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베트남 정부에서는 2010년 9월부터 B급 학생들에게 월 70,000(3.5$)동씩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1인당 학비 부담액이 월 5.5$로 줄었고, 4인 가족 기준 월소득이 50만동 이하인 가정의 학생들은 성적에 상관없이 학비를 전액 면제해 주고 있다. 현재 고등학교 장학생 9명 중에서 A급 학생이 7명, B급 학생이 2명이다.
  본 장학기금 외 기타 외부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은 모두 44명이며, 뚜이 푸억현 출신자가 1년에 100만동을, 외국에 사는 베트남사람들이 1학기에 95만동씩을, 일종의 동창장학금에서  1년에 30만동씩(20명~40명)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 외부 장학금은 가급적 성적 우수자들을 선발하여 지급하고 있다고 한다.
  학비 외에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을 묻자 구체적인 항목별 금액을 알려주는 대신, 예를 들어 설명해 주었다. 각 학급에서 유니폼을 구입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리스트를 작성하면 선생님들과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이 돈을 모아 유니폼 구입을 지원하는데 리스트에 올라온 학생들 수를 충족시킬 정도라고 한다. 이후 식사를 함께 하며 문의한 결과 매월 보충수업비로 35,000동에서 40,000동(1.75~2$)를 부담하며, 이는 의무적으로 모두 들어야 한단다. 오전 수업일 경우 오후에 보충수업이 이루어지며 집이 먼 학생들은 학교근처 식당에서 사 먹어야 하는데 끼니당 15,000동(0.75$) 정도라고 한다.
  뚜이 푸억 제2 고등학교 학생들의 약 85~90%가 학교를 졸업하며 이 가운데 20%가 4년에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2~3년제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고 한다.
  간담회를 마친 후,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장학금 전달식을 진행했다. 향후 고등학교 장학사업을 아시아평화인권연대에서 전담하기로 한 만큼, 대표인사와 장학급 전달은 이광수 교수님께서 하셨다. 장학사업의 취지와 의미를 설명하자 학생들의 태도가 사뭇 진지해졌고, 2008년 처음으로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어느덧 11학년이 되어 건강하게 자란 것을 보니 흐뭇하였다.
  장학금 전달식 후 교장선생님께서 식사에 초대하셨다. 이른 저녁자리였다. 학부형 대표, 인민위원회 념씨 등이 함께 한 자리에서 교장선생님께서 진지하게 우리의 장학사업을 더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하셨다. 뚜이 푸억 제2 고등학교에는 인근 4개 Xa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데 푹호아중학교와 호아탕 중학교 학생들 즉 푹호아사와 푹탄사 학생들만 장학금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학사업을 좀 더 확대하여 다른 두 개 사 출신의 학생들도 장학생으로 선발할 수 없겠냐는 것. 우리는 좋은 의견에 감사한다는 뜻을 밝히고 당장은 어렵지만 한국에 돌아가서 고민하고 더 노력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에서 고등학생 장학사업을 맡고 기존의 학년당 5명에서 최대 40명까지 장학생 수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는 것을 얘기하기도 전에 이쪽에서부터 장학생수 확대를 건의한 것이다.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얘기를 나누며 학교의 컴퓨터실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교육청의 지원과 학교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노력하여 현재 75개의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단다. 컴퓨터나 시설 지원의 문제는 당장 고민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붙잡는 손길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장학생들의 가정방문이 시작된다.


장학생 가정방문(27일~28일)(장학생 파일은 별도 정리)

  방문일정상 27일은 호아탕 중학교 신규 장학생 가정방문을, 28일에 푹호아 중학교와 고등학생 가정방문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교수님께서 머무는 동안 고등학생 가정방문을 먼저 하기를 요청하여 고등학생 가정방문과 더불어 진행되었다.
  전날 고등학교를 방문하였을 때, 가정방문일정을 말씀드렸고 협조해주시기로 전해 들었으나 28일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학교에 남아 공부하는 것을 선택했다. 바쁜 일정을 피하려고 사전에 논의하여 이번 방문일정을 잡았으나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무리하게 가정방문을 하는게 오히려 폐가 될 듯하다. 2009년에 방문하지 못했던 고등학생의 집 등을 포함하여 5가구를 방문하였고, 새로 장학생으로 선발된 고등학생의 집만 방문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고등학생들이 집에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들과 학업과 기타 사항들을 문의하는 것으로 짧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중학생 가정방문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너무 더웠고, 원거리 학생들의 집을 방문한 후 학생들의 집들이 모여 있는 동네로 갔다가 점심시간이 어중간해졌다. 껀씨와 논의하여 가정방문을 끝낸 후 식사를 하기로 한 것이 결국 오후 늦게까지 점심도 거른 채 더위를 먹으며 씨름하게 되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침에 멀쩡하게 지나온 도로가 공사중이라 전날 갔던 식당도 가지 못해 라면 한그릇과 닭튀김으로 허기를 달랬다. 일정 자체가 무리했던 것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결국 껀씨와 선생님, 방문단 모두 힘든 하루가 되어 버렸다. 각 가정마다 짧게 머물긴 했지만 하루에 12가정을 방문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호아탕중학교 장학생 가정을 모두 방문하지 못했고, 특히나 학교를 중단했다가 설득하여 다시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학생의 가정도 방문하지 못했다. 그래서 28일 오전에 호아탕 중학교 가정방문을 마저 하고, 푹호아 중학교 신규 장학생과 2009년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했던 학생집, 신규 고등학생 등 총 5명의 가정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 만났던 학생들 가운데 특히 안타까웠던 학생은 응웬 티 투이 디우였다. 어머니는 1년전 B형 간염 말기로 사망한, 가정 형편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었던 바로 그 학생이다. 젊은 아버지는 세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었고, 막내는 생후 12개월의 젖먹이었다. 딱한 사정을 접한 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서 껀씨와 의논하여 돈으로 주기보다 분유를 구입해 주기로 하였다. 다음날 분유 9통을 구입하여 껀씨에게 전달을 부탁하였다.
2009년 태풍으로 부서진 지붕 아래서 보호자 없이 살아가던 자매를 다시 만났다.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계시지만 다른 아내를 얻어 자매를 돌보지 않았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고아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학금과 학교의 배려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이번에 방문해 보니 훤하게 뚫렸던 지붕은 새로 수선하였고, 자매들의 표정은 한결 밝아져 있었다. 어떻게 수리했냐고 물어보니 장학금 중 300,000동(15$)을 투자하여 고쳤단다. 그 얘기를 하면서 조금 부끄러워한다. 가끔씩 아버지가 돈을 주긴 하지만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고 식비를 해결하고 있다. 동행한 선생님께 올해 6학년인 둘째를 신규 장학생으로 선발해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2009년과 달리 한명 한명과 찬찬히 여유를 갖고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그래서 가정의 사정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학생들의 사정을 잘 아는 학교의 담당 선생님께 부탁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더 도움이 된다는 안양숙 운영위원의 의견에 따라 29일 인민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건의하기로 했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2009년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학생들이 새집을 지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해졌다. 지난해 인민위원회에서는 처음으로 학생들의 성적표를 보내왔는데, 태풍 피해를 입었던 학생들이 가장 성적이 우수한 3명이어서 놀랐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푹호아 중학교 간담회(28일 오후)

  푹호아사 방문 첫날 예정되었던 푹호아 중학교와 간담회를 이날 오후 진행하였다. 비행기 사정으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간단한 인사만 나눴을 뿐 장학생들의 상황이나 학교 컴퓨터 운영 실태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 오전에 장학생 가정방문을 마친 후 다시 푹호아 중학교를 찾아 교장선생님과 장학생 담당 선생님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2008년과 2010년 각각 구입 지원한 컴퓨터는 현재까지 모두 사용가능하고 학생들은 이 컴퓨터로 인터넷을 하며 수학공부 등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도서관의 도서구입비를 매년 500달러씩 지원하기로 하고, 필요 도서목록을 이후 메일로 받기로 했다. 학교에 어려움이나 필요한 것은 없는가 하는 질문에 새 칠판을 구입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16개 교실 중 8개 교실에는 교육청에서 새 칠판을 제공해 주었으나 나머지 8개 교실에는 노후화된 칠판으로 수업하고 있단다. 새 칠판은 교실 뒷자리에서도 글씨를 알아보기 쉽고, 자석을 활용하여 수업할 수 있어서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학교 수업에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어 구입을 지원하기로 하였으며, 가격과 구입처 등을 학교에서 파악한 후 메일로 연락해 주기로 했다.
  장학생 담당 선생님께 장학생들 중에 특별히 변화가 있거나 어려움은 없는지 여쭈었더니 호 시 롱이 학교 수업을 빼먹고 게임에 빠졌다가 학교와 담임선생님의 적극적인 설득으로 다시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고 하신다. 또 9학년인 응웬 응옥 통이 작년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불량배의 꾐에 빠져 학교를 오지 않고 게임에 빠졌다가 학교의 '친구돕기' 모임 학생들이 집까지 찾아가서 설득하여 다시 학교에 잘 나오고 있단다. 선생님께 학생들이 학교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다닐 수 있도록 애써 주실 것을 부탁했다. 담당 선생님께서는 장학기금 운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하신다. 높은 효과가 나와야 우리에게 미안하지 않다고. 그리고 조심스럽게 장학생 관리를 위한 카메라를 구입해 줄 수 없는지를 부탁하셨다. 두 학교의 담당 선생님께서 일을 하실 때 필요할 것이고 앞으로 장학생 파일관리를 부탁할 예정이라 각각 지원하기로 결정하였다.


인민위원회와 최종 간담회(29일 오전)

  방문단은 뀌년에 도착한 첫날부터 매일 밤 그날그날 느낀 점을 서로 나누고 부족한 점을 얘기했다. 그렇게 나누었던 얘기들을 정리하여 인민위원회와 최종 간담회를 가지게 되었다. 먼저 박숙경님이 대표로 인사한 후, 안양숙 선생님이 장학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하였음을 전달하기로 했다. 가족사업에서 시작된 베트남 장학사업을 확대하여 아시아평화인권연대에서 고등학생 장학사업 지원을 결정했고, 아직 장학생 수는 적지만 앞으로 더 노력하여 장학사업을 더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념씨는 애초 기한을 정하고 시작되었던 장학사업에 아시아평화인권연대가 함께 하게 되면서 장학사업이 지속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두 중학교에서 지원을 요청할 때마다 도움을 주셔서 감동했다고 했다. 혹시라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이해해주고 기분 나쁜 건 여기서 얘기해 달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실무적으로 진행된 것들과 결정된 사항들을 확인했다.  

1. 장학사업과 관련하여
- 자매들만 거주하는 쯔엉 레 티 투의 동생이 신학기에 장학생으로 선발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였다.
- 짧은 시간의 가정방문이 충분하지 못할 뿐 아니라 매해 제대로 업데이트 되지 않으므로 학생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각 학교의 장학사업 담당 선생님들께 장학생 파일을 정리하여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 방문단은 장학생들 중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거나 어려움이 있는 학생의 가정을 방문하여 격려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 팩스, 사진인화비 등 장학사업 운영비로 50만동을 추가 지원한다.
- 푹호아 중학교의 Sang은 호치민 병원에 진료를 예약하여 검사를 받도록 할 것이며, 보호자 1인을 포함한 왕복 교통비와 진료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진료일자는 학생이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여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 학생들의 상황은 매년 1회 베트남 방문 일정 전에 보고하기로 하였다. Sang의 보호자는 이모나 껀씨가 담당할 것이다.

2. 학교지원과 관련해서
- 호아탕 중학교에 정수기를 구입하여 전달했고, 푹호아 중학교에 칠판 8개를 구입해 전달해줄 것을 약속했다.
- 매년 두 중학교에 도서구입비로 각각 500$를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신학기가 아니기 때문에 서점에 책이 없었다. 9월에 구입지원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 같다.
- 두 중학교와 인민위원회에 장학사업 업무용으로 카메라를 구입 지원하겠다.
=> 초등학교 컴퓨터 지원요청에 대해서 고려해 주시면 좋겠다. 5대를 지원해 주시면 나머지 5대는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며, 교실도 마련해 줄 것이다.

3. 사회복지기금과 관련해서
- 인민위원회 사회복지담당 껀씨가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기금에 매년 1000만동(500$)씩 지원을 계속하겠다. 다만 연간 집행계획서를 1년에 한번씩 받아보고 싶다.
=> 껀씨는 지난해 지원금으로 설날과 어린이날에 마을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했고, 학기 중에 탈락하는 학생들 중에서 가정방문을 통해 다시 학교로 되돌아가는 학생들에게 30만동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애초 이 기금을 갑작스럽게 부모가 사망했거나 교통사고를 당한 학생들을 위한 기금으로 밝혔지만 실제로는 기금을 폭넓게 사용하고 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하였다. 또 현재 기금을 은행에 예치하여 이자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금을 더 모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의 공연으로 500만동을 추가 적립했다고.

5. 장학금 액수와 관련하여
- 고등학생 장학금은 95만동으로 중학생 장학금은 75만동으로 지원하겠다. 조정이 필요하다면 내년 방문시 의논하기로 했으면 한다.

6. 민들레 기금과 관련하여
- 올해 가을에 민들레 기금으로 활동가들이 방문할 때 협조를 부탁드린다.
=> 방문시기는 10월~12월까지 태풍 때문에 어렵다며, 9월이 좋다고 한다.  


호치민으로, 한국으로

  인민위원회의 점심 초대를 사양하고는 바로 시내로 돌아왔다. 김나현씨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공항으로 향했다. 후덥지근한 날씨, 체크인 수속을 마친 후 바로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30일 새벽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비행기는 12시간이 더 지나서야 도착했다.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후쿠오카 공항 터미널에 점찍고 돌아왔다. 그리고 다들 생각에 잠긴 얼굴로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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